ㄱ님: 어제 회사에 퇴사하고 싶다고 얘기했어요. 회사생활을 하면서 참 여러가지 복잡한 감정을 느끼고 '정말 나란 사람은 회사생활이란 것을 잘 할 수 있을까'하곤 회의감도 느끼고 고민도 하게 됐어요. 전 반복적인 일보단, 창의력을 필요로 하는 회사로 가고 싶은데.... 저는 어떤 회사를 가야 나중에 도움이 될까요?

일단.... 우리나라에 창의력을 필요로 하는 회사는 없습니다(...) 그리고 창의력이라는 것도, 남들이 이미 다 이루어놓은 결과물, DB, 자료들을 많이 가지고있는 사람이 창의력이 클 수 밖에 없구요(창의적인 볼펜을 만들려면 수백만가지의 볼펜을 들여다본 사람이 유리하지 한번도 볼펜을 본 적이 없는 사람이 유리하지는 않는 것 처럼요). 창의력을 발휘하기에는 아직 나이가 젊습니다. 30대는 넘어가야 창의력이 많이 나오고,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이 주어집니다. 그때까지는 반복작업을 통해 나만의 DB를 구축하고, 회사의 레버리지를 이용한다고 생각하세요. 일 처리는 어떤 순서로 이루어지는지, 공문은 어떤 형식으로 쓰는지, 명함은 어떻게 이용되는지, 회사가 가진 DB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(하다못해 거래처 전화번호들이라도), 어느 규모의 회사가 어느규모의 자본을 가지고 어느규모의 사람들을 굴리는지 같은 걸 눈여겨 봐 두세요. 나중에 반드시 어떻게든 도움이 됩니다. 


어쨌든, 본인이 원하시는대로, 전문성과 예술감각이 있는 분야의 직업이 잘 맞는다고는 보입니다(3펜타클, 킹컵). 다만 정직원으로 오래 한자리에서 일하기보다는, 3펜타클-2컵의 조합으로, 프리랜서와 같은, 프로젝트 단위의 일을 하시는 게 더 성향에 맞지 않을까 합니다. 기본적으로, 질문자분의 나이대의 사람들 대부분이 개인적인 성향이고 남의 오지랖 받고 싶어하지 않고 맺고 끊는걸 명확하게 하길 좋아해서 다른 사람과 어울리는 게 쉬운 편은 아닙니다. 그러니  '나만 사회생활 힘든 거 아닐까...' 하는 생각은 안 하셔도 좋습니다. 다들 같은 어려움을 겪고 있으니까요.

Posted by Lumia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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