Q: 안녕하세요.

이번에 둘째 냥이를 들이면서 첫째가 스트레스 받아하는 것 같고 사람에게 오지 않아서 속상하고 걱정되는 마음에 신청해봅니다.




1. 동생을 데려와서 기분이 어때? 무한이 너가 혼자 있으먼 외롭고 심심할까봐 데려왔어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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혼자 있으면 외롭고 심심한 건 맞지만 얘는 아니라고 합니다... 멍청해보이고 마음에 안 든다고... 머리를 감싸쥐고 뒹구는 모습을 보여줍니다.

=하...유한이가 어려서 그런지 무한이가 하나 하나 다 가르쳐야 하고 여기 저기 돌아다니면서 천방지축처럼 굴던데 무한이가 마음에 안들어서 어떡하죠 ㅠㅠㅠ



2. 우리랑 같이 사니까 행복해? 사료나 간식은 마음에 들어?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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위염때문인지 만사 귀찮다고 합니다. 사료도 그냥 습관대로 먹는거고 입맛이 없다고... 간식에 대해 물어보니, 제가 제일 자주 먹는 과자를 보여줍니다. 보통 그 제품을, 저는 스트레스가 심하고 일이 가장 많은 오후에 기분전환 삼아 먹는데, 사실 먹고 나서 후회를 합니다. 그래서... 아마도, 무한이도 간식이 마음에 들고 좋아하지만, 지금은 먹고 나서 소화가 잘 안돼서 후회하지 않을까 싶네요. 

=사료..그 사료 정말 내가 머리 쥐어짜며 고르고 고른 최상급 사료인데 습관적으로 먹는 사료였다니....!!! 다른 걸로 다시 골라볼게요ㅠㅠ 오후에 먹는 간식이라 하면 말린 멸치와 북어를 말하는 것 같아요. 전부 수제로 여러번 삶고 자연바람에 말린건데 소화가 안되는구나...간식도 좀 더 부드럽고 소화가 잘되는 걸로 다시 알아봐야겠어요.

 


3. 위염이라고 했을 때 생각나? 병원가서 약 먹고 주사 맞았던 거. 어떤 스트레스 받아서 아팠었어?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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둘째가 품에 안겨 있는 걸 보고 너무 자존심이 상했다고 합니다. 그런 상태로 밥을 먹다가 배가 아프게 되었다고 하네요. 


그리고 혹시, 둘째를 데려왔을 때 뭔가 특이한 냄새가 났다거나, 아니면 무한이가 싫어하는 향이 나지 않았나요?

=위염은 둘째가 오기 전에 앓았는데 고양이의 대부분이 스트레스로 한번은 겪는다 해서 크게 신경 안썼는데 둘째가 오고나서는 더 스트레스를 받았을 수 있겠네요. 둘째가 바깥에서 살던 아이라 한번도 씻기질 않아서 꼬질한 냄새가 났고 오자마자 바로 씻겼는데도 특유의 냄새가 좀 나더라고요.. 무한아 미안해..



4. 불만 같은거 있으면 말해줘. 열심히 고칠게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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다 나을 때까지 자기만 간호해달라고 합니다. 아프다고 어리광 부리는 모습을 전해주는군요. 

=아구..이제 1살반된 아이라 아기이긴 아기인데 다 컸다고만 생각한 저를 반성하게 합니다.



5. 이건 궁금하기 보다는 전하고싶은 말인데요.

무한아, 언니랑 나는 무한이 때문에 하루 하루가 행복하고 기쁜데 갑자기 유한이를 데려와서 미안해. 유한이가 추운 곳에서 죽을까봐 데려온거야. 미리 말 안해서 너무 너무 미안해. 지금은 유한이가 아기니까 더 돌봐주는거지 결코 무한이를 덜 사랑해서 그런 것이 아니야. 언니와 나는 무한이를 가장 많이 아끼고 사랑해. 마음 좀 풀어줘 무한아.

>>

'갑자기 둘째를 데리고 와서 미안하대'

'싫어요!'

'너보다 아기라서 보호가 필요해'

'나도 아기에요!'

'어떻게 해 주길 원하니?'

'조용한 곳에서 나 혼자만 밥을 먹고 싶어요. 나부터 챙겨주면 좋겠어요'

'그러면 둘째랑 잘 지낼 수 있겠니?'

'몰라요'

'네가 이것저것 가르쳐주면 네가 더 우위에 있을 수 있고 대접받을 수 있을거야'

'쟤는 멍청해서 내 말을 못알아들어요'

'멍청한 게 아니라 어려서 그래'

'그럼 며칠만 참아볼게요'

'가족들 모두 너를 가장 아끼고 사랑해'

'나도 알지만 그러니까 나부터 챙겨줘요'


이런 대화가 진행되었습니다. 굉장히 배신감이 컸던 것 같네요...


=대화가 언제쯤 이뤄졌는지 모르겠지만 그루밍하는거나 노는 모습을 며칠전부터 뭐라뭐라 얘기하면서 시범을 보이더라고요. 신경써달라고 투정 부리면서 동생한테 가르치는거 보니 기특하고 미안해요.



신청 받아주셔서 정말로 감사합니다. 좋은 재능으로 답답한 제 마음을 풀어주셔서 한결 나아졌어요. 무한이의 마음을 들여다보니 슬프면서 더 미안해지네요...ㅠ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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Posted by Lumia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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